손으로 쓸 때 뇌에서 일어나는 일
자판으로 치면 더 빠르고 깔끔한데, 왜 굳이 손으로 쓰게 할까요. 손으로 쓸 때와 자판을 칠 때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 다르다는 연구가 여러 편 있습니다.
다섯 살 아이의 읽기 회로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다섯 살 아이들이 글자를 손으로 쓰거나, 자판으로 치거나, 윤곽을 따라 그리며 익힌 뒤 뇌 영상을 찍은 연구가 있습니다. 글자를 볼 때 읽기와 관련된 뇌 영역이 함께 활발해진 것은 손으로 직접 써 본 글자뿐이었습니다(James와 Engelhardt, 2012). 같은 글자를 같은 시간 동안 익혔는데도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랐습니다.
열두 살 아이와 성인의 뇌파
노르웨이에서는 열두 살 아이 열두 명과 대학생 열두 명의 뇌파를 재면서 손으로 쓸 때와 자판을 칠 때를 비교했습니다. 기억이 만들어질 때 나타나는 세타파의 동기화가 마루엽과 중심부에서 나타난 것은 손으로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였고, 자판을 칠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Askvik, Van der Weel과 Van der Meer, 2020).
같은 연구진이 대학생 36명을 256채널 뇌파 장비로 다시 살펴본 연구에서도, 디지털 펜으로 손글씨를 쓸 때는 마루엽과 중심부에 걸쳐 넓은 연결이 나타났지만 자판을 칠 때는 같은 양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Van der Weel과 Van der Meer, 2024).
왜 그럴까요
두 가지가 겹칩니다.
- 스스로 만들어 내기: 주어진 정보를 읽기만 할 때보다 스스로 만들어 낼 때 더 잘 기억합니다. 이를 『생성 효과』라고 부릅니다(Slamecka와 Graf, 1978). 완성된 글자를 보는 것과 서툴게라도 직접 그려 내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 손이 만드는 정보량: 자판은 글자마다 같은 동작이지만, 손글씨는 글자마다 다른 방향과 길이와 순서로 움직입니다. 그 움직임이 눈으로 본 모양과 함께 묶이면서 기억에 걸리는 고리가 늘어납니다.
사진: 『놀이북』 대소문자 워크시트의 한 쪽. 회색 글자를 따라 쓰는 칸 아래에 아무것도 없는 빈 줄이 옵니다. 스스로 그려 내는 칸을 반드시 남겨 두는 이유가 위의 연구들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영상
영상: EBS 다큐프라임 『4주 동안 손글씨를 썼더니 아이들에게 생긴 일』(EBS 컬렉션 사이언스 공식 채널). 아이들이 4주 동안 손으로 글을 옮겨 쓴 뒤의 변화를 따라갑니다.
집과 교실에서 할 수 있는 것
- 짧게, 자주: 하루 한두 장이면 충분합니다. 한 번에 몰아서 쓰기보다 며칠에 나누는 편이 오래 남습니다.
- 빈 줄을 남기기: 따라 쓰기만 하면 손은 움직여도 스스로 만들어 내는 단계가 빠집니다. 마지막 줄은 비워 두세요.
- 고쳐 주지 않기: 모양이 흔들려도 그대로 둡니다. 서툰 글자도 스스로 쓴 것이면 기억에는 더 잘 남습니다.
- 화면과 번갈아: 소리와 뜻은 화면에서 먼저 만나고, 그 단어를 종이에서 다시 씁니다. 자세한 순서는 디지털 시대에 왜 종이 워크시트일까요에 정리했습니다.
놀이북에서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놀이북』의 알파벳 쓰기 자료 19종은 선 따라 그리기, 점선 글자, 빈칸 쓰기, 낱말 쓰기 네 걸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걸음마다 도움이 조금씩 줄어들고, 마지막에는 아이가 혼자 그려 내는 칸이 남습니다. 자료별 쪽수와 순서는 알파벳 따라쓰기 자료는 왜 이 순서일까요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 따라쓰기 콤보의 한 쪽. 쓰기를 마치면 그 글자의 소리로 시작하는 그림을 고릅니다. 손의 움직임과 소리를 잇는 칸입니다.
참고자료
- James, K. H.와 Engelhardt, L. (2012). The effects of handwriting experience on functional brain development in pre-literate children. Google Scholar에서 보기
- Askvik, E. O., Van der Weel, F. R.와 Van der Meer, A. L. H. (2020). The importance of cursive handwriting over typewriting for learning in the classroom. Frontiers in Psychology, 11, 1810. Google Scholar에서 보기
- Van der Weel, F. R.와 Van der Meer, A. L. H. (2024). Handwriting but not typewriting leads to widespread brain connectivity. Frontiers in Psychology, 14, 1219945. Google Scholar에서 보기
- Slamecka, N. J.와 Graf, P. (1978). The generation effect: Delineation of a phenomenon. Google Scholar에서 보기
이 글은 일반적인 발달과 교육 정보를 다루며, 아이마다 발달 속도는 다릅니다. 구체적인 발달 상담은 소아과나 발달 전문가와 상의해 주세요.





